여름철 강아지 사료 보관법부터 열사병 응급처치까지 한 번에 정리
한여름 어느 휴일, 집에 인터넷이 안 돼서 수리 기사님을 부른 적이 있어요. 젊은 기사님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거실 바닥에 쪼그려 앉아 열심히 수리를 하고 계셨는데, 저는 잠깐 화장실을 다녀왔거든요.
그런데 돌아와서 본 광경에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깜순이가 기사님의 팔뚝을 두 앞발로 꽉 끌어안고 신나게 붕가붕가 하고있는거에요.
기사님은 한쪽 팔을 깜순이한테 완전히 빼앗긴 채 멘붕 상태로 굳어 계셨고, 깜순이는 눈을 반쯤 감고 완전히 자기 세계에 빠져 있었습니다.
저는 "깜순아!!!"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가서 떼어놨는데, 기사님은 억지웃음을 지으시며 "아... 괜찮습니다..."라고 하셨지만, 빨갛게 달아오른 그 얼굴은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어요.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몇 번을 말씀드렸는지 모릅니다. 기사님이 돌아가신 후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깜순이를 붙잡고 "너 지금 그게 뭔 짓이야"라며 한참을 나무랐는데, 돌아온 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해맑은 표정뿐이었어요.
그날 저녁 내내 기사님한테 너무 죄송한 마음이 가득한데 한편으로는 실실 나오는 실소를 참을수가 없었습니다. 기사님은 얼마나 황당하고 어이 없으셨을까? 생각하면서요.
그때는 깜순이가 그냥 응큼한 줄로만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건 강아지들의 일종의 '감정 과부하' 신호더라고요.
낯선 사람이 집에 들어와서 흥분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나온 행동이었던 거죠.
사람으로 치면 너무 긴장해서 다리를 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것과 비슷한 거예요.
오늘은 그날 이후로 제가 직접 찾아보고 깜순이를 교정하면서 알게 된, 마운팅 뒤에 숨겨진 아이들의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해 볼게요.
가장 흔한 이유는 의외로 단순한 흥분입니다. 산책을 나가기 직전이나 좋아하는 친구를 만났을 때 아이들의 도파민은 폭발하거든요. 이때 에너지를 어떻게 분출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들이 마운팅으로 해소하는 겁니다. "나 지금 너무너무 좋아!"를 몸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덜 민망하지 않나요?
강아지들 사이의 마운팅은 일종의 기싸움이기도 해요. 상대방의 어깨나 등에 올라타서 "내가 여기서 좀 더 높은 위치야"라고 확인받고 싶어 하는 심리죠. 암컷 강아지가 마운팅을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건 성적인 욕구가 아니라 자신의 사회적 자신감을 드러내는 표현입니다.다.
집에만 오래 있거나 충분히 놀지 못한 아이들은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마운팅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군것질을 하는 것과 비슷해요. 자기 위안(Self-soothing) 행동으로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아이들의 안쓰러운 노력인 셈이죠..
어린 강아지들이나 사회화 경험이 적은 아이들은 친구와 어떻게 노는지 잘 몰라요. "나랑 놀자!"라고 말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마운팅부터 하고 보는 거죠. 매너가 없는 게 아니라 아직 노는 법을 배우는 중이니까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우리가 마운팅을 할 때마다 "어머! 안 돼!"라며 크게 반응하면, 강아지는 '아, 내가 이렇게 하면 주인이 나를 쳐다봐 주는구나'라고 학습합니다. 부정적인 반응도 아이들에겐 관심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 보호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영리한(?) 전략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보호자의 다리에 매달릴 때는 눈도 마주치지 말고 조용히 자리를 피하세요. 단호하게 거절하되, 큰 소리를 내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아무리 흔들어도 관심은커녕 엄마가 없어져 버리네?"라는 걸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거죠.
강아지끼리의 마운팅은 싸움의 도화선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 아이가 불쾌해 보인다면 즉시 가슴줄을 당겨 시야를 차단하고 1~2분 정도 진정할 시간을 주세요. 흥분이 가라앉아야 비로소 다른 놀이가 가능해집니다.
특정 물건에 집착한다면 그 인형을 잠시 치워두고 터그 놀이나 산책으로 에너지를 다른 데 쓰게 해주세요. 에너지가 방전된 아이는 엉덩이를 흔들 기운조차 없이 꿀잠에 들게 될 거예요.
드물게 방광염이나 요로 감염, 혹은 생식기 부근의 피부염 때문에 가려워서 마운팅과 비슷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유독 그 부위를 자주 핥거나 빨갛게 부어올랐다면 지체 말고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출처: American Kennel Club(AKC) 행동 교정 가이드]
중성화를 했다고 해서 마운팅이 100%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성적인 욕구에 의한 행동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습관'으로 굳어진 경우에는 꾸준한 행동 교정 교육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① 미국 애견 협회 (AKC): 마운팅은 단순히 성적인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놀이(Play)', '스트레스 해소(Stress Relief)', '흥분(Excitement)'의 표현이며, 특히 사회화 과정에서 배우게 되는 자연스러운 학습 행동임을 강조합니다.
② 코넬 대학교 수의과대학: 마운팅이 때로는 비뇨기계 질환이나 알레르기 같은 의학적 문제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따라서 무작정 행동 교정을 하기 전에, 먼저 건강 검진을 통해 신체적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③ 이안 던바(Ian Dunbar) 박사: 세계적인 반려견 행동 전문가인 그는 마운팅을 할 때 강제로 벌을 주는 방식을 지양합니다. 대신 '무관심'으로 일관하거나, '앉아' 또는 '기다려' 같은 대체 행동을 유도하여 아이의 흥분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긍정 강화 교육법을 제시합니다.
④ 데브라 호위츠(Dr. Debra Horwitz) 박사: 수의행동학 전문의인 그녀는 마운팅이 성별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정상적인 사회적 행동'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암컷의 마운팅 역시 수컷만큼이나 흔하며, 이는 성적 욕구보다는 놀이의 연장이거나 사회적 우위를 확인하려는 시도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마운팅과 비슷하게 오해받는 행동 중 하나가 엉덩이 들이밀기입니다. 그 진짜 의미를 알아보세요
마운팅은 우리에게는 민망한 순간일지 모르지만, 강아지들에게는 나름대로의 감정 표현입니다.
강아지 마운팅 이유를 알고 나면 대처는 어렵지 않습니다.
무조건 "더러워!", "안 돼!"라고 밀어내기보다, 우리 아이가 지금 왜 이렇게 신이 났는지, 혹은 무엇 때문에 긴장했는지 그 마음을 먼저 읽어주세요.
보호자님이 차분하게 가이드만 해주신다면, 마운팅은 그저 아이의 넘치는 생기 중 하나일 뿐이니까요.
지금 우리 아이가 혹시 인형을 붙잡고 고민(?) 중인가요? 오늘 산책이 부족하진 않았는지 한 번 생각해보시고, 시원하게 한 바퀴 더 돌고 오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