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마트나 펫샵에 가면 강아지 껌이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흰색 매듭 모양 우피껌, 초록색 칫솔 모양 덴탈껌, 노란 막대기 모양 불리스틱까지. 보호자 입장에서는 “치아에 좋다니까”, “우리 아이가 잘 먹으니까” 정도의 이유로 집어 들게 됩니다.

저는 인체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14년, 동물약품 회사에서 영업총괄로 10년, 총 24년을 영업 현장에서 보냈습니다. 그중 동물약품 10년 동안 한국 덴탈껌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과정을, 전국 동물병원을 직접 돌면서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어요.
그리고 우리 집 깜순이는 시제품부터 완제품, 불량품까지 안 가리고 다 잘 먹어준 아이였습니다. 이 글은 광고가 아닙니다. 2025~2026년 FDA·JAVMA·BSAVA·대한수의사회 공식 자료와, 제가 영업 현장에서 직접 본 장면들을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1장. 한국 덴탈껌 시장의 현실
동물약품 영업총괄로 일한 10년 동안 한국 펫 시장은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지금도 미국·일본·유럽 등 반려동물 선진국에서 수입되는 물량은 어마어마해요. 그런데 그 사이에 국산 제품의 생산 비중이 크게 올라갔고, 닥터바이 유산균츄가 아마존 미국 1위·일본 22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역수출이 일어나고 있는 거예요. 보호자가 국산을 선택하는 것이 더 이상 ‘애국 소비’가 아니라 ‘합리적 선택’이 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그런데도 보호자 대부분이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첫째, 브랜드명만으로는 원산지를 알 수 없어요. ‘한국 브랜드 = 한국 제조’가 절대 아닙니다.
둘째, 똑같은 ‘덴탈껌’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도 성분·강도·유통 채널이 완전히 다릅니다.
셋째, 상위 1~2개 브랜드와 그 외 브랜드의 누적 판매량 차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 쏠림이 품질 검증이 아니라 마케팅·노출도에 기반한다는 게 문제예요.

2장. 위험한 덴탈껌 3가지 — 2025년 최신 데이터
① 세계 베스트셀러 덴탈껌의 식도 폐색 사례
수의학 저널 JAVMA(2008년 4월, Vol.232, No.7, pp.1021-1025)에는 충격적인 보고가 실려 있습니다.
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덴탈껌으로 인한 식도 폐색 31건을 분석한 논문인데, 그중 26마리(83.9%)가 소형견이었어요. 껌이 충분히 부서지지 않은 상태로 삼켜져 식도에 박힌 겁니다. 일부는 내시경으로도 빼지 못해 개복 수술까지 갔어요.
이 제품은 지금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 덴탈껌 중 하나입니다. 보호자 후기에는 “잘 먹는다”는 글이 압도적이지만, 학술 문헌에는 다른 얼굴이 기록돼 있다는 거죠. 소형견에게 큰 사이즈를 주거나, 통째로 삼키는 습관이 있는 아이에게는 특히 위험합니다.
만약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한 껌 급여 외에, 평소 집에서 할 수 있는 확실한 구강 관리와 치석 제거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을 함께 참고해 보세요.
[강아지 치석 제거 & 스케일링 비용 총정리: 입냄새 원인부터 관리법까지]

② 우피껌(가죽껌, Rawhide) — FDA 대규모 리콜
쿠팡·다이소·마트에서 1,000~3,000원에 팔리는 흰색 매듭 모양 껌, 그게 ‘우피껌(rawhide·가죽껌)’입니다.
소가죽 안쪽 층을 표백·가공해 만든 제품이에요.
미국 FDA는 United Pet Group이 유통하던 American Beefhide, Digest-eeze, Healthy Hide 등 다수 브랜드의 우피껌을 공식 리콜했습니다. 원인은 브라질 공급업체가 사용한 4급 암모늄 화합물 오염이었고, 섭취한 개들에게 구토·설사·식욕부진이 보고됐죠. 리콜은 두 차례에 걸쳐 확대됐습니다.
가죽껌의 진짜 문제는 화학물질만이 아닙니다. Today’s Veterinary Practice 종설은 가죽껌이 위장에서 충분히 소화되지 않고 부풀어 장 폐색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③ 불리스틱 — 2025년 10월 살모넬라 리콜
가장 최신 사례입니다.
2025년 9월 11일 FDA가 Best Buy Bones Inc.의 ‘Nature’s Own Pet Chews Bully Bites’ 4개 로트에서 살모넬라를 검출했고, 2025년 10월 3일 공식 리콜이 발령됐어요.
살모넬라는 강아지뿐 아니라 사람도 감염되는 인수공통 전염병입니다. 껌을 만진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으면 보호자도 위험해요.
영국소동물수의사회(BSAVA)는 2025년 1월 22일, 중국에서 제조된 특정 개껌을 섭취한 개들에게서 급성 신경학적 증상이 보고됐다며 공식 안전 경고를 발령했습니다.
영국 일부 매체는 이를 ‘werewolf syndrome(늑대인간 증후군)’으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식품기준청(FSA)도 보호자에게 해당 제품 급여 중단을 권고했고, EU 차원의 우려 제기 이후 일부 제품은 리콜됐습니다.
이처럼 살모넬라와 같은 유해균으로부터 반려견의 대장 면역력을 평소에 튼튼하게 지켜주고 싶다면, 수의학적 근거로 검증된 유산균 선택법을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강아지 유산균 추천, 실패 없이 고르는 법: 보장균수·균주·급여법까지 수의학 근거 완벽 가이드]
3장. 한국 덴탈껌 시장, 유통 채널로 본 구조
위험한 제품을 피하려면 시장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한국 덴탈껌은 원산지가 아니라 ‘유통 채널’로 봐야 본질이 보여요.

[A. 동물병원 채널 중심] 메디웍스 아나브러쉬(현재 카길코리아 제조·유통, 한국 제조)는 동물병원에서 출발해 지금은 일반 유통까지 확대된 케이스입니다. 초기에는 (주)벨벳에서 유통하다가 카길코리아로 이관됐어요. 에스틴 덴케어벳 시리즈는 동물병원 채널을 기반으로 자리잡은 기능성 덴탈껌이고요. 동물병원 채널은 수의사가 직접 성분과 효능을 검증하기 때문에 다소 까다로운점이 있습니다.
[B. 글로벌 수출형] 닥터바이 유산균츄(㈜에이티바이오 제조, 한국)는 13개국 수출에 아마존 미국·일본 펫 서플리먼트 1위를 기록 중입니다. 포켄스 카누들도 미국 수출 라인업이에요.
[C. 대중 유통] 포켄스(덴티페어리·덴탈스틱·카누들 등의 브랜드 보유, 한국 제조)와 닥터바이가 시장 최강자로 보입니다. 정한산업 카리에스는 HACCP 인증 공장에서 국내 제조하고요.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엄청나더라구요.페디그리 덴타스틱도 일부 라인이 국내 생산입니다.
[D. 한국 브랜드 + 중국 OEM] 펫더맨의 헬로도기 시리즈는 한국 브랜드지만 다수 라인업이 중국 OEM 제조입니다. 쿠팡·도그모아 등 유통 사이트에 원산지 ‘중국’으로 명시돼 있어요.
여기서 흥미로운 관찰 하나. 중국산 덴탈껌은 한국 동물병원 채널에서 거의 자리잡지 못했습니다. 수의사가 거부해서가 아니라, 보호자들이 먼저 외면했기 때문이에요.
동물병원은 보호자가 원장선생님 또는 테크니션 분께 이것저것 여쭤보고 살수 있거든요. 원산지에 민감한 보호자들이 자연스럽게 걸러낸 거죠. 반대로 마트·온라인에서는 가격 경쟁력 때문에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중국산이 무조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미국 우피껌도 대규모 FDA 리콜이 있었듯이, 어느 나라든 품질 사고는 일어납니다.
다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2026년 5월 발표한 검사 결과를 보면,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에서 판매된 어린이용품 32개 중 10개(31%)가 국내 안전기준 부적합이었고, 일부 제품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의 최대 153배까지 검출됐어요.
이런 사건이 반복되는 걸 보면, 보호자가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은 합리적입니다. 핵심은 ‘어느 나라냐’가 아니라 ‘그 시장의 품질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가’입니다
4장. 수의사 선생님이 보는 좋은 껌, 일반적인 기준 4가지
제가 동물병원 영업을 다니면서 많은 원장님들께 들은 기준은 대략적인 네 가지로 정리됐습니다. 친분도 영업에서 중요하지만, 일단은 제품이 좋아야 보호자들께 소개할 명분이 있지 않겠습니까?

첫째, 기능을 표방한다면 실제로 기능할 수 있는 안전한 성분과 함량이 들어있는가. ‘치석 제거’를 광고하면서 정작 그 효과를 낼 만한 텍스처·성분이 없는 제품이 많아요. 미국수의치과학회(VOHC) 인증 마크는 이 부분의 거의 유일한 객관적 근거입니다.
2025년 11월 기준 인증된 덴탈 제품 목록에는 그리니즈(Greenies), 페디그리 덴타스틱 어드밴스드(Pedigree Dentastix Advanced), 윔지스(WHIMZEES), ProDen PlaqueOff Dental Bites 등이 포함돼 있어요.
다만 한국 브랜드는 단 한 곳도 등재돼 있지 않습니다. 이게 한국 제품이 다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VOHC 인증은 비용과 절차가 까다롭고 본질적으로 미국 시장 진입용이라, 한국 브랜드들이 적극 도전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영업 현장에서 보면 국산 브랜드들은 VOHC 대신 한국 시장에 맞춘 자체 효능 데이터와 동물병원 임상 피드백으로 시장을 만들어 왔습니다.
둘째, 아이들이 잘 먹는가(기호성). 아무리 좋은 성분이어도 안 먹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셋째, 충분히 오래 씹을 수 있는가. 3초 만에 삼키는 껌은 덴탈껌이라기보다 그냥 간식이에요. 씹는 시간이 치태 제거 효과의 핵심입니다. Cornell Riney Canine Health Center는 “엄지손톱으로 눌렀을 때 살짝 자국이 남는 정도”를 권장 강도로 제시합니다.
넷째, 가격이 합리적인가. 매일 줘야 효과가 있는 제품인데 한 스틱에 몇천원씩 되면 안되겠죠.
여기에 보호자가 추가로 확인할 한 가지가 있습니다. 패키지 뒷면 또는 온라인 상세페이지 하단의 ‘상품정보 제공고시’예요. 제조국·제조사·성분등록번호가 명시돼 있어야 신뢰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고시 표기를 보세요.
반려견을 키우며 들어가는 실제 고정 비용과 현실적인 양육비 항목이 궁금하다면 17년 차 집사의 현실 정리 글이 도움될 것입니다.
[강아지 키우는 비용, 17년 차 견주의 현실 양육비 항목별 정리]
5장. 영업 현장에서 본 OEM의 현실, 그리고 깜순이
재직중 가장 자주 받은 클레임 중 하나가 “껌이 너무 딱딱해서 우리 아이가 못 먹는다, 교체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몇 건 안 됐지만 신경 쓰이는 클레임이었어요. 덴케어벳은 에스틴이 직접 제조하는 게 아니라 국내 OEM 생산이었는데, 굳기 편차가 생기지 않도록 OEM사에 상당히 높은 생산 기준을 요구했습니다. 그래도 로트별로 미세한 편차는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보호자가 직접 손톱으로 눌러보고 아이가 씹기에 너무 딱딱하다고 느끼시면 작게 잘라 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깜순이는 시제품이든 완제품이든 불량품(모양이 잘못 나온 덴탈껌)이든 다 잘 먹는 아이였어요. 그래서 제품을 평가할수있는 좋은 테스터는 아니었지만, 보호자로서는 행복한 일이었죠. 그중에서도 그린케어 라인을 유독 좋아했습니다. 15년 9개월을 함께한 깜순이는 올해 4월에 떠났어요. 참 순둥순둥한 아이였는데 말입니다.
마치며
흔한 강아지 덴탈껌 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학술 문헌에 기록된 식도 폐색 사례, FDA 리콜, BSAVA 경고, 원산지 표기 누락, 유통 채널별 품질 차이, OEM 생산 현장의 디테일까지. 보호자가 다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패키지 뒷면을 한 번은 본다’, ‘수의사가 보는 4가지 기준으로 따져본다’ — 이 두 가지 습관만 들여도 위험한 선택을 피할 수 있어요. 매일 주는 것이기에 더더욱 알고 먹여야 합니다. 우리 아이의 15년이 그 작은 습관에 달려 있어요.
참고 자료
학술 문헌
• 식도 폐색 학술 보고 (JAVMA, 2008) — Esophageal foreign body obstruction caused by a dental chew treat in 31 dogs
• 가죽껌 위험성 종설 — The Benefits and Risks of Chew Treats (Today’s Veterinary Practice)
• 강아지 치아 관리 권장 강도 — Cornell Riney Canine Health Center
공공기관·정부 자료
• 우피껌 화학물질 오염 리콜 (2017) — FDA: United Pet Group Rawhide Recall
• 우피껌 리콜 확대 (2017.6) — FDA: Recall Expansion
• 불리스틱 살모넬라 리콜 (2025.10) — FDA: Best Buy Bones Bully Bites Recall
• 중국산 개껌 안전 경고 (2025.1) — BSAVA: Precautionary Product Safety Warning
• 영국 식품기준청 권고 — UK FSA: Precautionary Advice on Dog Chews
• VOHC 인증 제품 목록 (2025.11) — VOHC: Accepted Products for Dogs
• 전국 동물병원 현황 (2025.6) — Kore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 Statistics
• 상품정보 제공고시 (공정거래위원회) — Product Information Disclosure Notice
언론 보도
• 알리·테무·쉬인 어린이용품 유해물질 검출 — Yonhap News (2026.5.27)
• 프탈레이트 153배 검출 보도 — Kyunghyang Daily News
기업·유통 자료
• 닥터바이 제조사 ㈜에이티바이오 — ATBIO Official
• 포켄스 공식 — Forcans Official
• 메디웍스 아나브러쉬 원산지·제조사 표기 — Doggy&Kitty Product Page
• 펫더맨 헬로도기 원산지 표기 — Joeunpet Product Page
• 아나브러쉬 초기 유통사 (주)벨벳 공식 답변 — Valvet Official Q&A
사진 출처(Image Credit): 본 포스팅의 이미지는 Pixabay 및 Unsplash,Pexels의 무료 이미지를 사용하였습니다.
작성자 정보: 다국적회사 제약 영업 14년 + 동물의약품 유통 총괄 10년 경력자(전 사노피, 에스틴 근무)가 전하는 더 많은 이야기는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